위대한 렌즈의 성능을 왜곡 없이 끌어내는 것.
카메라는 그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고집이 지금의 바디를 완성했습니다.
설계 철학
O.ZONE은 카메라의 구조를 단 세 가지 요소로 덜어냈습니다. 셔터와 조리개 제어는 렌즈가, 필름의 평면 유지와 이송은 백이 전담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섀시의 역할은 단 하나, 둘 사이의 광학적 거리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유지하는 것뿐입니다.
Horseman SW612나 클래식 프레스 카메라의 구조적 원리를 계승하면서도, 단 1분 만에 포맷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3D 프린팅 모듈러 플랫폼으로 완벽하게 재해석했습니다.
O.ZONE을 선택하는 이유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금속의 묵직함'이 곧 장비의 퀄리티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필드를 누비는 사진가에게 그 거추장스러운 무게는 피로이며, 값비싼 비용은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O.ZONE은 완전히 다른 해답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첨단 적층 제조(3D 프린팅) 기술을 원가 절감을 위한 얄팍한 타협안이 아닌, CNC 가공과 획일적인 대량 생산의 한계를 단번에 뛰어넘는 가장 진보한 엔지니어링 솔루션으로 증명해 냅니다.
거대한 금속 덩어리를 깎아내는 전통적인 CNC 가공과 달리, O.ZONE은 완벽한 계산 아래 한 층씩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을 택했습니다. 불필요한 영역은 내부 격자 구조로 비워내고, 하중이 집중되는 부위는 더욱 두껍게 보강합니다. 그 결과, 금속 바디보다 압도적으로 가벼우면서도 흔들림 없이 단단한 바디를 완성했습니다.
설계가 복잡해질수록 비용이 치솟는 CNC 가공, 천문학적인 금형 비용이 발생하는 사출 성형. O.ZONE은 이 물리적이고 비용적인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습니다. 기존의 제조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최고 수준의 정밀 엔지니어링을 구현하면서도, 그 혁신의 가치를 사용자가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대량 생산 방식은 금형에서 뽑아내기 쉽도록 디자인의 타협을 강요합니다. 하지만 O.ZONE에는 그 어떤 형태적 제약도 없습니다. 우리는 제조의 편의성을 위해 형태를 단순화하는 대신, 오직 사진가의 손에 감기는 완벽한 그립감과 장착될 렌즈의 무게 중심만을 고려해 바디를 입체적으로 조형합니다. 정교한 디지털 제조 방식이 선사하는 극강의 사용감을 경험해 보세요.
한 번 금형을 파면 결코 수정할 수 없는 기존의 정적인 제조 방식과 달리, O.ZONE의 시스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전 세계 150명 이상의 사진가들과 필드에서 부딪히며 얻은 실제 피드백은 즉각적으로 다음 설계에 반영됩니다. 당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카메라는, 그 치열한 담금질이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결과물입니다.
설계 원칙
광학 뷰파인더는 촬영 렌즈와 완벽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구도를 잡고, 눈측으로 거리를 가늠한 뒤, 확신과 함께 셔터를 누르는 것. Xpan이나 전통적인 레인지파인더가 선사하던 촬영의 본질을 그대로 따릅니다.
내장 컴퓨터, 노출계, 배터리 등 그 어떤 전자의 개입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어는 렌즈 내부의 기계식 코팔 리프 셔터를 통해 이루어지며, 최고 속도 1/500초의 순수한 물리적 메커니즘만을 신뢰합니다.
포커스 링이 존재하지 않는 대형 렌즈. O.ZONE은 이 한계를 독자적인 3D 프린팅 헬리코이드 나사산으로 돌파했습니다. 각각의 렌즈와 바디 조합에 맞춰 거리 눈금을 정밀하게 새겨 넣어 직관적인 초점 제어를 완성합니다.
필름 백을 통째로 교체하는 극단적인 유연함. 6×12 파노라마, 6×4.5 포트레이트, Instax Wide 인스턴트 필름까지. 단 하나의 바디가 이 모든 포맷을 완벽하게 소화해 냅니다.
작동 방식
1 — 렌즈
렌즈 내부에 자리한 리프 셔터가 노출과 조리개를 온전히 통제하며, 표준 PC 싱크 포트를 통해 셔터에서 직접 플래시를 동조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장착되는 섀시에 맞춰 정밀하게 캘리브레이션된 커스텀 헬리코이드가 렌즈를 부드럽게 감싸주어 거리 눈금만으로도 직관적이고 완벽한 포커싱이 가능합니다.
2 — 바디
대형 렌즈마다 무한대 초점을 맺기 위해 필요한 필름면과의 거리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O.ZONE은 짧은 플랜지 백을 위한 '슬림' 버전부터 범용적인 '스탠다드'까지 렌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깊이의 바디를 제공합니다. 렌즈와 콜드슈, 그리고 필름 백은 바로 이 견고한 뼈대 위에서 비로소 흔들림 없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됩니다.
3 — 백
Horseman 6×12 필름 백으로 중형 필름 한 롤에 612 파노라마 사진을 6장 담아내거나, LomoGraflok 4×5 인스턴트 백을 장착해 인스탁스 와이드 사진을 얻을 수도, Graflok 4×5 홀더로 대형 필름을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바디와 렌즈 셋업은 그대로 둔 채, 필름 백만 교체하여 전혀 다른 포맷의 작업을 즉각적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6×12 포맷의 새로운 기준
120 필름이 선사하는 완벽한 1:2 비율의 파노라마. 지금까지 6×12 포맷은 고가의 전용 장비를 소유한 소수만의 특권이었습니다. O.ZONE은 필름 백을 자유롭게 교체하는 모듈 설계를 통해 이 견고한 한계를 깹니다. 닿을 수 없던 중형 파노라마의 세계가 마침내 온전한 현실이 됩니다.
120 필름에 담기는 완벽한 1:2 비율의 파노라마 프레임. 6×7 포맷보다 넓고, 35mm 파노라마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면적을 자랑합니다.
적창이나 기계식 와인딩 레버를 통한 완전한 수동 필름 이송. 220 필름 사용 시 12컷. 제한된 프레임 속에서 셔터를 누르는 모든 순간은 묵직하고 완벽한 결단이 됩니다.
중형 필름 위에 맺히는 대형 렌즈의 압도적인 해상력. 미세한 그레인과 깊은 계조를 바탕으로, 갤러리 전시용 대형 인화에서도 한 치의 무너짐 없는 완벽한 디테일을 유지합니다.
필름 백을 LomoGraflok으로 교체하는 순간, 동일한 로덴스톡 75mm 렌즈로 즉석 사진을 핸드헬드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바디와 렌즈 셋업은 그대로. 오직 결과물의 포맷만 완전히 새롭게 바뀝니다.
기원
O.ZONE의 시작은 2023년 가을, 'Mk.7'이라는 이름의 작은 6×9 바디였습니다. 셔터와 조리개가 내장된 마미야 프레스(Mamiya Press) 렌즈를 그대로 활용해 뼈대를 잡았죠. 외관은 오직 촬영이라는 목적에만 충실한 군용 항공 카메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기계적이고, 효율적이며, 불필요한 장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직관적인 형태였습니다. 브랜드 이름 역시 제작자의 성씨(Oh)와 눈측 초점을 의미하는 존 포커싱(Zone focusing)을 더해, 이 카메라가 지향하는 정체성을 선명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첫 바디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지를 뻗어 나갔습니다. Mk.8에서는 카본 파이버 소재를 다뤄 공차를 극한까지 잡아냈고, 이어지는 Mk.G에서는 크기를 한계까지 덜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뼈대가 단단해지자 소화할 수 있는 영역도 자연스럽게 넓어졌습니다. 인스탁스 와이드부터 호스만 6×12, 4×5 그라플록 백까지 호환성을 확장했고, 초점 링조차 없는 대형 렌즈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맞춤형 헬리코이드까지 독자적으로 완성해 냈습니다.
개인의 책상 위, 작은 3D 프린터에서 깎아내던 중형 바디. 그것은 이제 한 명의 사진가가 4×5 대형 카메라와 6×12 파노라마, 그리고 즉석 카메라까지 하나의 콤팩트한 가방에 챙겨 필드로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시스템으로 성장했습니다. 단 하나의 렌즈로 모든 포맷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시스템. 그 치밀한 조작감과 결과물을 이제 당신의 손끝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